지난 4월, 예일대학교가 고등교육에 대한 신뢰를 다룬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왜 미국의 대표적인 명문대가 갑자기 대학에 대한 신뢰를 조사했을까요?
등록금은 계속 오르는데 대학 교육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입시는 왜 이렇게 복잡하고 불투명한지,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이 더 유리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예일대는 보고서에서 대학도 이러한 신뢰 하락에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의 핵심 사명을 ‘연구와 교육을 통해 지식을 창조하고 보존하며 전파하는 것’으로 명확하게 정리했습니다.
미국 대학은 성적, 시험 점수, 에세이, 추천서뿐만 아니라 학생의 활동과 가정환경 등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그러나 동문 자녀 우대인 레거시 제도, 운동선수 특별 선발, 기부자나 대학 관계자 자녀에 대한 선호가 일반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에 보고서는 학업 성취를 입학 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학생들은 이제 인공지능, 즉 AI를 활용해 에세이와 보고서를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학은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왜 이 주제를 선택했는가? 어떤 자료를 읽었는가? 조사하면서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자신의 결론을 직접 설명할 수 있는가?
결국 중요한 것은 결과물보다 사고의 과정입니다.
환경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해변 청소에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쓰레기가 반복적으로 쌓이는지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무료 수업 봉사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왜 배우기 어려워하는지를 살펴본 뒤 수업 방법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의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병원 봉사를 100시간 했습니다”, “의사가 되고 싶어 열심히 봉사했습니다”와 같은 단순한 활동 나열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병원 봉사 중 환자들이 특정 약물의 부작용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왜 이 환자들은 이러한 고통을 겪는지 의문이 생겨 관련 논문을 찾아보았고, 더 나아가 교내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캠페인을 기획했습니다”와 같이 생각의 과정과 서로 연관된 활동이 드러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입시는 단순히 스펙이 많은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라, 지식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끝까지 파고들 수 있는 학문적 기초가 튼튼한 학생을 선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부모님들께서도 아이가 화려한 스펙을 쌓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아이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또 세상을 향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 주시면 좋겠습니다.